나의 글

출근길

최재곤(집시) 2008. 12. 1. 09:58

2008년 가을의 출근길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새벽5시에 일어난다. 물론 알람소리를 듣고 그러나 오늘은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오늘이 금년 한 해가 가는 마지막 달 첫날이기 때문이다. 어젯밤에 장자공원에서 벤치에 누워 밤하늘을 한참 쳐다보았는데 높은 구름 때가 빠르게 흘러가는 사이사이로 우주공간의 음침한 곳이 보이는데 그 사이로 가끔 밝게 빛나는 별이 보였다 사라지곤 한다. 내일이 12월 1일 12월을 잘 보내어 즉 내년을 맞을 준비를 철저히 하여 대망의 2009년을 맞아 짙은 구름 걷히고 쨍하는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오가는 전철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지라 젊은 넘들에게 모범을 보이려고 전철내에서는 항상 책을 본다.


안산의 공단역에 내려 공단역에서 근무지까지 4개구간(나름대로 구분)을 걷는데

첫째구간은 역 뒤 사잇길을 따라 도랑을 건너고 주차장 지역을 지나 인도어장 옆의 오솔길로 산을 오르기 직전의 구간이고

둘째구간은 낙옆이 깔려있는 산길인데 이 길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낙옆이 깔려있다.

셋째 구간은 산을 내려와서 큰 도로를 무단횡단하고 보도를 가다가 신호를 받고 자갈길을 따라 계곡속의 밭둑길로 가는 길이며

넷째 구간은 다시 나만이 다니는 산위로 오르는 낙엽이 쌓인 길이다. 근무처가 산꼭대기에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구간의 길에는 참나무 낙엽이 한참 이어지다가 정상 가까이 오를 쯤 이면 소나무 낙옆이 깔려있다. 정상에 오르니 동이 튼다. 해가 떠오르는 동녘의 구름이 짙은 오렌지색으로 물드는 하늘, 그 아래의 잿빛의 건물들이 빼곡하고, 양 사방 계곡에서 요란히 들리는 전기톱 소리에 늙은 아카시아 거목이 즐비하게 잘려 쓰러진다. 이제 나무숲도 세대 교체하는 모양이다.

특히 넷째 구간은 다른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낙엽이 다른 곳 보다 훨씬 두텁게 쌓여있다. 이 길을 통하여 출근을 하면 사랑의 추억을 남기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따라서 끓어오르는 열정과 욕망을 다시 확인한다. 또한 아무리 추운 날이라도 몸에는 땀이 난다.


이제 금년 마지막 가는 12월은 새해를 맞이할 준비의 달로 대망의 2009년을 맞이하여 모두가 건강하고 잘사는 시대가 도래되길 기원해 본다.


2008.12.초하루

 

나만이 걷는 낭만의 출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