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그리운 고향
최재곤(집시)
2013. 3. 1. 17:55
오늘따라 봄을 시샘하는 찬바람이 세차게 분다.
조용한 휴일 하루해가 지루하게 느껴진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머리까지 열이 확 피어오르는 것 같다.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동대기 근무 중이다.
지난해 가을호 계간문예 “너도밤나무”란 소설을 보다가
갑자기 내가 태어난 곳에 가고 싶어진다.
나는 내 아이들을 데리고 내가 태어난 곳을 가보지 못했다.
내가 태어난 곳은 경주시 서면의 심곡지 안쪽으로
우리 집은 오래전에 헐리고 이젠 그 터조차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기억이 희미하다.
그 곳에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물가의 가장자리에 몇 채의 집들이 있었으나
지금은 두어 채 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공중으로 지나치다 보았다.
그곳에는 부모가 물려준 산이 있고 면소재지 부근에 밭 한 떼기가 남아있을 뿐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타지에서 군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재산은 부모님을 모시는 조건으로 전부 동생에게 양보했다.
지난 1월에 그곳을 다녀오려고 했다가 결국 이루지 못했다.
산은 비탈이 심하고 나무들이 울창해서 겨울이 아니면 들어가기 힘들다.
그 산엔 내가 어릴 때 가봤을 뿐 아름들이 큰 소나무들이 있다는 것 왜에 어떤 수종들이 있는지 모른다.
이제 봄이 오면 그 산에도 꽃피고 새가 울겠지
갑자기 고향의 봄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