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
어제 아침 출근길의 이야기다.
전날 근무지 주변에서 돌나물이랑 환삼덩굴을 제법 많이 뜯었다.
현지에서 처분이 어려워 늦게라도 집으로 가져가야했다.
새벽 출근 무렵 마눌은 전날 강화 갔다 와서 그런지 일어나지 않는다.
돌나물 한줌을 씻어놓고 초고추장을 찾는데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찾지를 못하겠다.
고추장을 찾아 식초약간,
꿀 조금을 믹서해서 접시에 담아진 돌나물위에 조금씩 뿌려 젓가락으로 뒤적거렸다.
볶은 참깨도 찾아 넣으면 더 좋을 텐데 하면서
빵 한조각 과자 두 쪽 그리고 커피 한 잔 이것이 나의 아침 식단이었다.
화성시청까지 가려면 집에서 시내버스타고 동서울,
강변에서 전철, 그리고 사당에서 시청 가는 빨간 버스를 탄다.
소요시간은 두 시간.
동서울에서 시내버스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일등으로 건넜다.
저만치 한 할머니가 조그만 아이스박스를 바닥에 놓고 잠간 쉬고 있다.
시간은 별로 없으면서 나는 뒤로 가만히 다가가 그 아이스박스를 들며
"할머니 가시죠."했다.
그리고는
"할머니 이거 뭐죠?"
"며느리 줄려고…….
남들은 며느리한테 그라지 말라는데" 하신다.
"그렇지요? 그런데 그 며느리 할머니한테 잘하시는가 봐요"
"네 잘 해요. 아들도 못하게 하는데……."
나는 그 박스를 터미널 건널목까지 들어다 드리고 나의 올 길을 와야 했다.
아마 75세 정도로 보이는 할머니,
허리는 꼬부라져 들은 바는 있는지
그래도 자식이라 어머니로써 며느리한테 잘해주면
그 영향이 아들한테 미치겠지 하는 맘이겠지.
차림으로 봐서 아직은 그런대로 기력이 있고 먹고살기는 괜찮으신 것 같은데
나중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드러누워 계신다면 그 며느리 얼마나 잘 해줄까?
아마도 요양원으로 보내지겠지…….
요양원의 마지막은 지옥 같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