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사랑하고 싶어
나 당신 사랑하고 싶어
당신 참 멋져, 사랑하고 싶어, 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 얼마나 황홀할까?
물론 상상이지만 만약에 무대에서 연극하듯 많은 관중이 있는 곳에서 멋진 비행을 하고 그들 앞에 인사하며 나를 소개할 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그와 단 둘만의 황홀의 밤을 맞을 생각해 보게나 기분이 갑자기 업되지 않겠나.
어디까지나 상상, 그렇지만 우리는 현재, 과거의 상상 속에 살고 있지 않은가. 과거의 상상을 실현 하고 있다는 걸 잊었는가? 인터넷과 자동문이 그렇고 엘리베이터가 그렇고 우주여행이 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어릴 때 보았던 만화속의 상상이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나는 아직까지 그런 상상을 포기한 적이 없다네. 그런 상상을 하면서 하루하루의 쓸쓸한 긴 나날을 이겨내고 있다네. 그런 상상이 미래에 실현될 것을 생각하며 말일세. 친구들이여 앞으로 더 많은 나이를 먹더라도 우리 상상의 세계를 상상하며 살아 가세나. 물론 상상이 터무니없고 욕망에 어울리지 않으며 끝내 실현될지 의문이 되더라도 말일쎄, 그렇게 희망을 갖고 살아가세. 설사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 해도, 그래도 말이다.
나는 언제나 참 멍청했었다. 왜 그녀를 만났을 때 내 심정의 말을 건네지 못하고 여태껏 혼자 앓고 왔을까? 솔직히 내심을 털어놔 보고 상대가 싫다면 그만 아닌가. 사랑은 상대와 같이 하는 것이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나의 의견이고 나의 욕망의 발로인데 표현하지 못하고 꾹 참고 지내왔으니 멍청이 중 멍청이지 않는가. 늘 혼자 청춘이고 늘 혼자 사랑하고 늘 혼자였으니 바보 중의 바보, 이보다 더한 바보가 또 있을까? 나 자신의 잣대이지만 믿거나 말거나 그만큼 순진한 탓이겠지.
목욕탕에서 거울에 비친 전라의 내 모습을 보고 어떤 여자든 사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빙그레 웃음 지을 때는 언제고 사랑하고픈 여자 앞에선 작아지는 나를 보면 참으로 한심스럽고 서글플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누가 그러더만 이 나이에 무슨 사랑타령이냐고? 나는 속으로 웃기지 마라, 노래가사 말 마냥 이 나이가 어때서 꼭 사랑하기 좋은 나이 아닌가.
밤늦은 시간 벨이 울린다. 마침 잠도 오지않아 어느 친구가 긴 밤 쓸쓸하니 혼자 즐감하라고 보내준 동영상을 보고 있을 때이다. 야동 말이다. 흐느적거리던 녀석이 갑자기 발동이 걸릴 무렵,
오래 전부터 카페에서 알고 지내온 여친이다. 혹시 못 받고 끊어질세라 보던 영상 덮고 통화를 눌렀다.
다짜고짜로
“모햐”
“응 안녕, 그냥 게임하고 있었어.
“뭔 게임”(한 손은 거시기를 계속 만지작거리며)
“그런
거 있어”
결국 안부만 주거니 받거니 하고 별다른 말은 못하고 통화는 싱겁게 끝났다.
또 허당이다.
나 심심하니 심심하머 놀러나 오라고해 볼 걸
내심을 표현해볼걸 하는 아쉬움에 입가에 씁쓸한 미소만 남는다. 맨날
끊고는 되씹어봐야 헛일이었다.
한 밤 늦은 시간에 혼자 있는 줄 알면서 왜 전화했을까? 그녀도 나를 은근히 좋아하고 있을까? 물론 좋아하지 않으면 전화도 하지 않겠지. 다만 좋아하는 정도가 어느 선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흔히 말하는 주기는 그렇고 남 주자니 아깝고 그런건가?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가? 가끔 전화하는 내용들이 진담인지 농담인지를 파악하려는 것일까? 만약 그녀도 나와 같이 생각한다면 이대로 간다면 우린 서로 성사될 수 없는 상상의 평행선만 그려질 뿐이다. 혹시 나를 떠보는 것일까? 온갖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어쩌면 이러한 관계가 그저 우정. 남자에 대한 여자의 모성적이고 성적 의미가 없는 유대관계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거의 모든 남자들은 이성에 대한 성적 감정을 뿌리칠 수는 없다. 그럴싸한 이성앞에서 설래지 않는다면 죽은 인생이나 다름없다.
모든 걸 떠나서 이 늦은 시간에…….? 이것이 나를 더욱 고민의 함정으로 집어넣고 힘들게 한다. 나는 또 해서도 안 될지 모르지만 나만의 자유인 상상 속으로 빠져든다.
나는 그녀의 사랑이란 태두리 안에 들어 있을까? 그녀는 내가 그녀를 바란다는 것을 알까? 언젠가 그녀의 말 꼬리에서 그녀로 부터 어슴푸레 느껴지는 표정에서 유혹의 흔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맞을까? 그녀는 신호를 보냈는데 내가 눈치체지 못했을까? 그녀의 행동이 생각 여하에 따라 180도 다른 해석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욕망의 여하에 따라 그렇게 나타난다. 이것을 나름대로 판단하여 결론을 얻고 섣불리 대하다간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그렇다 치고 나는 왜 그녀에게 내가 당신을 원한다는 진솔한 메시지를 보내지 못했을까?
누가 그러더만 여자는 살살 뜸들이며 시간을 투자를 해서 꼬시라고, 물론 아무나 꼬시는 건 아니겠지만, 그렇지만 만날 이렇게 나돌아 다니는 주제에 언제 시간을 내어 만나고 또 만나고 언제 같이 밥 먹고 영화보고 손을 잡고 만지작거리고 그럴 시간적여유가 있는가. 솔직히 나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연애할 시간이 없다. 그렇게 바쁜 나날을 살아왔고 아직은 그렇다. 어떤 친구는 나를 보고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니까 여러 군데 애인이 있을 걸로 이야기 한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일반비행은 이륙하기 한 시간 전에 인천비행정보센타에 비행계획을 제출해야한다. 비행계획에는 기종과 호기번호 조종사 이름 비행종류 비행방법 임무종류 현 위치 이륙예정시간 착륙위치 착륙예정시간 탑승인원 및 탑승자명조종사 연락처 등을 포함한다. 물론 긴급상황시에는 그렇지 않다. 이륙과 동시에 보고해도 되고 이륙해서 무선으로 보고해도 된다.
비행 중에는 항공기에 장착된 식별장비가 통제 레이더에 호기의 고유번호 고도 속도 비행방향 등이 나타나도록 전파를 보낸다. 이를 보고 공중공간 관리를 하고 기상이 나쁠 때는 레이더의 영상을 보고 목적지로 유도하고 인접 항공기와의 충돌을 예방하기위해 경고와 분리도 한다. 착륙하면 착륙했다고 보고해야한다. 만약에 착륙 예정시간 30분을 초과하면 수색과정으로 들어간다.
이곳 헬기가 이착륙을 하는 공간 바로 곁에 파크골프장이 있다. 이 골프장은 이 도시의 장애인 협회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여기 주 두세 번 운동하러 오는 몇몇의 여인이 있다. 겉보기에는 정상인 같이 보인다. 이제 며칠 되진 않았지만 겨우 몇 마디를 주거니 받거니 한 것 밖에 없다. 이제 또 다른 재미난 게임이 시작될지 모른다. 황홀하리라 생각했던 게임이 낭패로 되는 하나의 상상으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다만 인간은 꾸미지 않고 살아야 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즉 자신만의 고고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진솔해야한다. 그런 줄 알면서 내심을 전달 못한다. 이런 나 자신이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