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품을 떠나는 철부지 딸아!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는다는데…….
엄마는 오동나무를 심었을까?
민들레 홀씨 되어
훨훨 날아가는 내 딸아
네가 뿌리내릴 땅이 비옥한 땅이길.
전날 밤
어미 침대로 들어온 너를
바로 볼 수 없어
등 돌아 자자
아무 말도 하지 말자
절대 울기 없기 우리는 약속했지
예식진행 동안 잘 지켜 대견해 했는데
펑펑 울며
신혼여행 길에 오른 너는 배반자야
약속을 어겼으니…….
그런데 엄마는 안 울었을까…….
절대 안 울었지.
다만 눈에 티가 들어가 닦아냈을 뿐
그런데 웬 티는 그렇게 많이 들어갔을까…….
울지 말자 약속은 어겼지만
잘 살겠다는 약속은 절대 지켜야 해
이제 베틀을 매
씨줄과 날줄을 걸었으니
예쁜 무늬도 넣어가며
아름다운 비단을 짜보렴
" 딸아! 딸아! 딸아!
곱게 먹고 곱게 커라
오동나무 장롱에다
붕어장석 걸어주마 "
엄마 어렸을 적
할머니가 불러주시던 동요란다
막내딸 시집보내느니
대신 간다는 옛말도 있지만
물가에 내놓은들 이리 마음 쓰일거나
오동나무장롱에
붕어장석은 못 걸었지만
엄마의 모든 것을 걸어 빌께
저 떠오르는 태양처럼
찬란한 꿈을 꾸거라
사랑스러운 내사위!
자랑스러운 내 딸아!
부디 행복하게 잘 살아다오.
“좋은 글 모음”에서
시집가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병원에서 5분 간격으로 진통 오면 오란다.
서방은 그날따라 회사 창립 기념일 이라고 체육대회 있어서
늦게 오고 . 젊은 새댁은 두려움에 떨고 .배 아프다고
찡그리다 .웃다 애기 입을 보따리 싸서 챙기고 …….
배는 아픈데 하늘이 노래 지지는 않는지라 .
언제 노랗게 되도록 아플꼬.
엄마도 나를 담고 이렇게 아팠겠지 ?
딸이었으면 좋겠다고 .
나는 딸 이름만 짓고 .
서방은 아들이면 좋겠다고 집안 돌림자를 넣고
조카들 이름 겹치지 않게 짓고 .
하늘이 노래지며 .비명소리와 .허리를 자르는 고통 속에
으앙 !! 아이는 세상에 나왔다 .
"선생님 뭐예요 ?"
어머 ~ 이쁜 공주예요 ~
난 눈물이 난다 .
너도 나중에 이처럼 고통스러울 텐데
너도 여자구나 .
여자가 이런 것이구나!
내 어머니도 나를 두고 이처럼 생각하셨으리라 .
남편사랑 받으며 시댁어른 사랑받으며 사는 것이
여자 인줄 알았는데
이런 것이 여자로구나
그 아이 크는 속도만큼 .
출산에 고통도 잊어지고
그 아이 크는 속도만큼 .
여자로써의 고통에 대한 무거운 짐도 잊어지고
딸아이 방긋 웃는 미소에 나는 자지러지고 .
까르르 웃는 아이 웃음소리에 집안은
행복한 바이러스 넘쳐나고 .
이런 것이 행복이구나!!
아이웃음소리가 내영혼을 송두리째 행복과 환희로
뒤흔들 줄 미처 몰랐다 .
약한 체질 때문에 감기 자주 걸리고 .
예민한 성격 때문에 낮가림이 심해
아무에게도 가지 않아
내손에, 등어리에 붙어 자라더니
한걸음 띠면서
어느 날 “엄마” 소리 할 때
엄마는 너에게 내영혼을 팔아서 너에게 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사랑과 의무감으로
똘똘 뭉쳐 너를 지키고 너를 보호했었지 .
부모는 이런 것이구나!
사랑하는 딸아!
너는 애여린 아기에서
엄마에게 삶에 지표를 세워주더니
유년기에는 동생이 많아 창피스럽다고 하면서도
어여쁜 숙녀가 되더니 .
어느 날.
"엄마, 그 사람이 인사드리고 싶다네요"
내가 선 볼 때처럼 가슴이 쿵쾅 ~
보기에는 예리한 눈빛에 선해 보이는 웃음이 .
키는 좀 더 컸으면
공손한 말과 예의바른 행동이
살아온 환경과. 앞으로 살아갈 플랜이
꿈이 있는 청년인 것이
이쯤이면 내 딸과 사귀어도 되겠다. 했지 .
너의 야무지고 똑 부러지는 성격에 잘 선택 했겠지...
사랑이 여물어
서로의 신뢰와 꿈을 함께 꾸는
두 사람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래 지금처럼 그 마음 변치 말고 예쁘게 보기 좋게 살려무나.
키득 거리며 큰 웃음 웃는 두 사람의 소리에
다시 한 번 나는 행복감을 느끼며 축복해주기로 했다 .
상견례 날 잡고, 어찌나 내 마음이 우울하고 .
답답하고 뭔가 잊어버렸는데 그것이 뭔지 생각이
안 나는 그런 절박한 심정 이었다.
네가 바쁘고 결혼에 로망에 꿈꿀 때
엄마가 할일을 걱정과 염려뿐이지
잘살아야지 예쁘게 살아야지 .보란 듯이 행복해라
마음껏 행복하고 마음껏 사랑하거라
언젠가 비바람 치더라도 그 사랑했던 추억과 행복했던 순간의
시간들이 유용하게 써질 것이다.
행복은 갈고 닦아야 내 곁에 잠시 머물러 있는 것이다.
사랑은 노력과 신뢰로 내 곁에 지켜지는 것이다.
사랑의 끝은 사랑이 반드시 있다고 믿는 것이지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은 . 너는 잘 살 것이라는 믿음뿐이다.
사랑한다. ~ 딸아 !!
그리고
항상 엄마는 네 편에 서주마
유치하지만 그래도 난 네편이다 …….
“좋은 글과 시”에서
인연 따라 가는 길목/양경숙
오늘은 너를 위한 축복의 날
인연 따라 가는 길목에 서서
어미도 너를 위해 큰 박수를 보낸다.
어설픈 나랫짓으로
길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너로 인해 행복했던 마음자리가
너무 큰 것 같구나
사랑하는 딸아!
또 다른 너의 둥지에서
지아비를 사랑하고 부모님을 공경하며
예쁜 아내로, 참한 며느리로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이 있겠지
신비하고 위대한 자연의 순리도
비, 바람, 구름
흐렸다, 개었다, 추웠다, 더웠다.
때론 산들바람이
때론 간당하기 힘던 억센 강풍까지도
그 모든 것이 함께 아울어져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듯
우리의 삶도 그런게 아닐까
늘 찬란한 태양이 비춰주길 바라듯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축복 속에서 그렇게 살으렴.
그래도 못내 그리울 땐
너 있는 쪽을 향해서
너 닮은 눈썹달 하나 꺼내보며
추억의 책장을 넘기겠지
한 겨울 밤 꿈에
예쁜 청포도 한 송이를 받고
널 품에 안았는데
그 사이 너랑 무척 긴 꿈을 꾸었나 보다
삼십년 세월이란 세월의 꿈을.....
너를 사랑하는 어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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