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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방제

항공방제시 집시의 하루

by 최재곤(집시) 2009. 7. 21.

충남 보령에 항공방제 임무를 띠고 지난 14일 입성하였으니 오늘로 일주일

정상대로 라면 오늘 끝나고 복귀할텐데

오가는 비바람 덕에 내일 모래까지 머물게 됐습니다. 그려

 

매일 아침 3시반에 기상

일어나자 마자 화장실에서 격투를 벌이고.

 

들판의 한 중앙에서 자리잡고 하는 일이라

작업 중에 큰일을 볼라치면 ㅎㅎㅎㅎ좀 거서기한게..

 

새벽부터 굉음을 내며 온 고을의 들판을 샅샅이 누비는 일

 

지형이 좀 험악한 곳에서는 자주 상승강하와 급선회 조작이 이루어지는데

컨디션이 좋지못하면 조종을 하면서도 현기증을 느낀다.

거기다 앞에 살포된 약기운이 조종실에 미치면 입안이 미끌거리고 매스꺼움을 느끼며

두통에 구토까지 느낀다.

특히 해가뜰 무렵 상승기류가 생기면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진다.

즉 앞에 뿌린 약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기류의 변화로 

내가뿌린 약이 포함된 기류속으로 비행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따라서 바람을 잘 타야한다.

 

조종실에 들어오는 약기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가능하면 모든 통풍구를 막는다.

물론 에어컨은 없다. 그러기에 매우 매우덥다.

옷은 온통 땀으로 뒤범벅이된다. 지상에서 가끔 주는 시아시된 찬 물수건을 주면 매우 고맙다.

따라서 집시는 매우 불쌍하다.................

  

작업 중 약을 덜 마시기 위해서 마스크 두겹을 착용하는데

한겹은 들어오는 약을 잘 거르게 하기 위해서 물에 적셔 짠다음 안에 그리고 밖에 또 한겹을 착용한다.

 

헬기 조종은 저공비행이 지상의 장애물을 회피해야하기때문에 어렵다.

우선 두 팔과 손은 조종간을 잡고 속도와 고도, 동력유지, 손가락은 스위치 작동,

두 다리와 발은 방향조종,

눈은 장애물과의 충돌을 피해야하고 머리 속에 익혀둔 도면과 지면과의 비교, 등으로 들판의 논들을 빠트리지 않고 뿌려야 한다.

간 혹 조그만 논도 그냥 한 번 스치면서 뿌려준다. 그 시간은 순식간이다. 이것이 항공기의 장점이다.

한 사람이 하루종일 해야하는 범위도 수초면 끝난다.

즉 1회의 비행으로 12ha(36,360평) 뿌리는데 보통 이착륙시간을 포함해서 6~8분이면 끝나기 때문이다.

 

가는 곳 마다 독특한 사람들이 있어

한참을 일하는데 난데없이 "우리 논에는 약은 안뿌리고 그냥 획 지나가버리고 말았어"

하고는 우겨덴다. 그래도 민원이라 받아들이고 다시 가보면 분명히 뿌린 곳이다.

그러나 화도 못내고 그냥 그러려니하고 만다.

 

날씨가 도와주면  출근하면서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네시 반까지 항공기 계류한 곳에 출근하여 비행전 점검을 실시하고

 

통상 5시 반(일출시간)경에 이륙하여 오전에 끝나는데

일곱시 반에서 여덟시 경이면 들판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이 때 먹는 아침식사는 정말 맛있다.

 

ㅎㅎㅎ오늘도 새벽에 비가 오는 바람에 하루일을 접었다.

이럴 때는 오전 중 그냥 방에서 쉬다가. 오후엔 산을 오르고 저녁 식사후에는 하상 보행로를 걷는다.

 

일을 할때는 오후에 한숨자고 4시경에 주변의 산에 오르내리며 땀을 쭉뺀다.

내려와서 저녁 먹고 간단히 소화시킨 다음

내일을 위해 일찍 잠을 청한다.

 

이것이 요즘의 일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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