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맨날 돌아댕기다가
하루 집에 있을라카이
좀이 쑤실것 같아서
슬그머니 배낭에 물 한병, 칼, 삽, 실장갑, 비닐봉다리 여러개 집어넣고(혹시 수확할게 있을까 시포서)
집을 나서긴 했는데
갈때가 마땅찮어 그냥 개작은데 덕소 도곡리 뒤로해서 봉래산엘 오르는데
날은 덥지요, 땀은 비오듯 쏟아지제, 벌래는 달라들제 정신이 없더구마
근데 산에 온 사람은 나 혼자 뿐이데, 아무도 없어라
거의 정상 부근의 사방이 확 트인 독립 바위에 걸터앉아
애라 모르겠다 젖은 옷이나 말리자 싶어
바지까지 확 내리고 배까지 까내놓고 앉아있으니 그 시원한 맛 또한 별나더이다.
사방을 둘러보니 연무로 인해 하남시가 눈아래 저멀리 뿌옇게 보이고
바로 주변에는 우거진 숲이 앞,뒤,좌,우 확 트이게 보이는데
세삼스레 내가 와이리 작은지
그저 하나의 점으로 보이데
이 점 하나가 그래도 한참 클 때는 꽤나 큰 꿈을 꾸며 자랐는데
이제 보니 너무나 작은 하나의 점으로 느껴지더이다.
바로 옆의 도토리 나무에 도토리와 다를바 없다는 것을....
모든 것을 접고 그저 자연과 더불어 이런 산속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더이다.
내려오는 길은 새제고개쪽으로 능선을 타다가 계곡으로 어렴풋한 길이 있기에 그 길을 타고 내려오는데
계곡의 물로 손과 얼굴에 추기는데 얼매나 시원한지
그 때까지는 좋았는데 점점 내려올 수록 길이 희미해지더니
거의 다 내려왔다 싶었는데 길은 온데간데 없고 철조망만 닥치는데 미치고 팔딱뛰겠더이다.
한참 무성한 잡초를 헤치고 나오는데 월매나 땀이 쏟아지는지 혼띰을 했구마이
여러분! 길이 아니면 가지마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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