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대전에서 안성으로 전개하는 산불진화임무 때문에 동서울터미널에서 대전 청사를 거쳐 유성으로 가는 06:30분발 버스를 탔는데 평일이라 자리가 많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ㅎㅎㅎ 어제 갈려다가 기상이 받쳐주지 못해 다시 집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나)
버스는 일반버스 이었는데 두 의자에 한사람이 앉아도 비어있는데가 많았다. 나는 세 번째 줄의 왼쪽 창가에 혼자 앉았다. 이런 날은 혹시나 옆에 멋진 여자가 앉기를 기대는 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 창밖에는 출발부터 눈이 내리고 있었고 차창에는 성에가 끼어 밖이 보이질 않았는데 나는 가끔 창밖의 눈이 내리는 광경을 보기위해 커텐을 이용하여 닦기도 했다.
이천 부근을 지나는데 오른쪽 앞에서 두 번째 줄의 창가에 앉은 30대 초반의 청년이 앞에 앉은 손님에게 의자를 뒤로 젖히지 말라고 주문한다. 앞의 손님은 50대 중반으로 뒤로 돌아보며 “왜 그러느냐?”고 묻는데
이 청년 다리가 길어서 인지 불편하다고 이야기 한다. 앞 손님 다시 뒤로 젖히면서
“이 의자는 뒤로 젖힐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 아닌가”하고 대꾸하자,
뒤 청년 거기에 질세라 자신이 불편하니 젖히지 말라고 우긴다. 그러면서
“아저씨 그 자리 아저씨 자리가 아니잖아요?”
(다른데 앉았다가 출발 직전에 빈 곳으로 옮겨 앉음)
“니가 왜 자리 아닌 것 가지고 그래 비었으니까 앉았지 불편하면 자네가 자리를 옮겨” 하면서 의자를 그대로 뒤로 젖히고 계속 앉아가는대
뒤 청년이 무릎으로 의자를 쫙쫙 너 댓 번을 밀어 덴다.
앞에 앉은 아저씨 다시 뒤로 획돌아보며 마침가지고 있던 우산을 집어 들어 어깨위로 올리며
“이 짜식이 한번만 더 그래봐라 확” 하고 위협을 주고는 계속 대전까지 무사히 오는 것을 봤다.
(젊은 사람이 안쪽의자로 옮겨 앉든가 아님 옆으로 옮겨 앉아도 되는 데 끝까지 그대로 오는 오긴지 고집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단, 싸가지는 없는 것으로 판단)
여기서 우리나라 사람의 오기와 근성, 고집을 볼 수 있다. 옛날 우리의 조상들이 그랬고 지금의 정치 행태가 그렇다. 고집인지 아집인지? 한편으로는 그런 근성이 우리나라를 쾌속으로 발전하는데 원동력이 됐을지도 모를 것이다. 이젠 타협과 양보가 절실히 필요할 때가 아닌가?
언제까지 물어보지도 대답도 않은 오직 자기의 목소리로 국민의 목소리라고 떠들어대는 우리들의 위선자들이 빨리 각성하지 않으면 오히려 국민의 삶을 저 아득한 낭떠러지로 몰아넣어버릴지도 모를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밖엔 바람따라 휘날리며 내리는 하아얀 눈을 보며 우리서로 각성합시다.
2010.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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