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맑고 쌀쌀한 봄날 아침 낡은 집 담벼락 옆 벤치프레샤에 앉아 햇볕 쬐며 시간과 시름할 땐 바람소리만 요란하다. 새 생명 나오고 꽃피고 새우는 봄, 따뜻한 봄산으로 저공비행할 때 공중에서의 황홀 함,
한여름 인터넷으로 일기 예보 확인하고 비바람 치는 공중을 뚫으며 각 지방 돌아다니면서 에어스프레이 할 때와 제자리비행으로 철탑 꼭대기기에 붙어 애자 세정할 때는 죽음을 앞에 둔 곡예비행을 한다.
가을이면 단풍의 절경을 공중에서 느낀다. 유명한 산에 등산자재를 올리기도 하고 철탑공사 현장에서는 힘에 겨운 짐을 달고 유도사의 유도에 따라 철탑자재와 포클레인, 레미콘을 산에 올린다.
추운 겨울 온 천지 흰 눈 깔린 대지를 아래로 굽어보며 날기도 하고, 어떤 때는 투명하고 추운 하늘을 날고, 또 어떤 때는 구름과 구름사이의 솜방석위로 아슬아슬하게 목적지를 찾아가며,
겨울 숲이 저만치 눈보라 속에서 사라질 때는 이산저산의 산불진화를 하고 오랜만에 집에 가서 밀린 집안일 치루기도한다.
그때그때 이 세상은 문득 이 세상이 아닌 듯, 모든 삶이 짜릿한 한 극치의 순간순간을 느끼며 아슬아슬한 곡예비행의 연속으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
그야말로 전국구인 나, 오늘 세삼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2011.4.24 집시(최재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