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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2009.12. 8 진해의 추억

by 최재곤(집시) 2010. 1. 16.

2009.12. 8 진해의 추억


나는 11월 20일부터 오늘까지 진해에서 거의 매일을 숙소로부터 명동의 방파제까지 걸으며 운동도하고 각 포구마다 들려 구경도하고 해변의 벤치에 앉아 쉬기도, 사색에 잠기기도 했는데 그러다가 매일 스쳐 지나는 사람 중에 STX 조선소의 어느 예인선 기관장을 알게 되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다보니 나보다 2살 더 많은 사람이었고 그도 나와 같이 본 집은 울산에 있으며 자신은 이곳으로 출장 중이란다.


삼포로 가는 길의 기념탑 벤치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참이나 나누다가 헤어지기도 했다. 그는 아들 하나에 딸 하나를 두었단다. 아들은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개인 사업을 시작했고 딸은 아직 공부중이라는데 둘 다 적정 혼기를 지나다 보니 그게 좀 걱정되는 모양이다. 그는 배의 선실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음악을 좋아한단다. 그리고 40대에는 건강이 매우 좋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병원신세를 많이 지기도 했었는데 그 후 50대에 들어서 걷기를 많이 한다는데 지금은 건강이 아주 좋아져서 이렇게 늦게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 나이에 건강을 위한 최선의 운동은 걷기라고 했다. 그러다 낮에 시간이 허락하면 가까운 산을 탄단다.


그는 매일 명동부근의 바다에 떠있는 배로부터 출발하여 “삼포로 가는 길”의 기념탑에 이르러 몇 곡의 음악을 듣고 돌아간다고 했다 그러니까 나와는 반대방향에서 왔다 가는 셈이다. 그가 듣는 노래는 삼포로 가는 노래스위치 박스 곁에 있는 유행가 스위치 박스에서 노래를 듣는다. 내가 떠나는 전날 역시 그를 만났고 “저 내일 통영으로 떠납니다.” “아! 그래요. 잘 가세요” “건강 하세요”하는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을 뿐인데 이곳 통영에 와서도 오늘도 삼포로 가는 길의 기념탑을 돌며 음악을 들으며 걷고 있을 그가 스쳐지나간다. 그 보다 그곳 환경의 그리움일까? 내가 만약 오늘 저녁에 가면 그가 나를 반겨줄까?

 

 

 

그곳의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어느 날 “삼포로 가는 길”의 노래를 들으며 주변을 걷고 있을 때 어느 친구한테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다짜고짜로 거기가 어디냐고 묻는다. 그래서 그냥 운동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는데 그는 믿질 않았다. 그래서 나는 좀 더 스피커에 가까이 가서 상대방에게 더 잘 들리게 하고는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노래방이라고 했더니 “누구랑?” 한다. “혼자”라고 대답했으나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음악 또한 이상하게 들리는지 아니라고 했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난감하였다. 그냥 끝까지 노래방이며 나 혼자 있다고 했다. 믿건 말건……. 그 후 그는 진해에 왔었고 나는 그곳을 안내해 주었으며 한참동안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후 12.9일 나는 통영으로 이동하였다.


- 당신이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당신이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일어나지 않을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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