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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지식보다 지혜가 더 중요하다.1

by 최재곤(집시) 2010. 3. 8.

지식보다 지혜가 더 중요하다.1

 

내가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른지 모르겠다. 며칠 전 육군항공에서 야간에 평가비행 중 추락사고가 발생해서 두 명이 사망한 그 부대가 내가 창설한 부대라 그때의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바람에 ..우선 고인의 명복을 빈다.

 

어느 집단이던 리드는 있게 마련이고 그 리더는 일단은 여러 분야에 대해서 수박 겉핥기식이라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개념을 이해하고 그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 모르면서 아는 척, 무대포로 덤비면 안 된다. 때로는 모르면서 아는 척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너무 알아서도 안 될 경우도 있고 알면서 모르는 척해야한다거나 아는 척도 말아야할 경우도 있다. 그 정도의 차이를 잘 컨트롤해야 한다. 구성요원의 누구보다 아예 전문가 못지않게 리드할 수 있던가? 아니면 대충 아는 것을 확인하는 식으로 하면서 상대를 잘한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인식을 주면서 나도 한 수 더 배우면서 말이다. 모든 분야에 미리미리 계획하고 중간 진도를 체크해 나가면서 문제점이 뭔지 그 문제점을 지휘관이 풀어주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1:1로 리드가 잘 될 경우도 있지만 고집 있는 넘 한데는 잘 먹혀들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상대방이 신임하는 넘을 데리고 같이 설득하면 같은 의견이라도 바로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잘 활용해야한다. 한편 그 구성요원은 리더에게 적절하게 잘 조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나는 군에서 무장헬기 대대를 창설하는데 창설 준비 위원장으로부터 그 부대의 초대 지휘관으로 근무했었다. 그 부대에서 며칠 전 야간에 500MD헬기 추락사고가 났다. 마음이 좀 우울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 부대는 코브라라는 AH-1S 모델의 헬기 외에 선도기로 500MD 몇 대를 보유하고 있는 부대다. 창설당시(1990년) AH-1S 한 대의 가격이 105억이었으니 그 대대에 25대 정도면 자산이 얼만가! 거기에 항공 부수장비, 차량과 부대의 활주로를 비롯한 시설 등을 합하면 대단한 자산이다. 당시 나의 고등학교 선배들이 육군본부 실무참모(장군) 군수지원부대 지휘관(장군)들이 포진하고 있을 때다. 창설 준비 중에 찾아가 밥도 얻어먹으면서 과거에 여러 부대에서 차출하는 방식을 배제하고 100% 새장비로 창설하였다.

또한 창설 첫해 연말에 당시 참모총장이신 최진영 장군께서 우리 부대에 위문을 오기도 했다. 아마 지금까지도 일개 대대에 참모총장이 연말 위문을 간 적은 없을 것이다.

 

이 부대는 경기도 와부읍 소재로 부대 정문 위병소를 통과하지 않고 밖에서 보이지 않는 지형으로 조그만 구릉지에 북향인 뒤로는 제법 높은 산을 배경으로 남남서 방향으로 위치하고 있으며 위병소를 통과하자마자 내리막길이면서 우로 휘어졌다가 다시 자연스레 좌로 턴하는 도로를 돌자마자 약간의 경사지를 오르는 위치에서 바로 우측 언덕위에 BOQ가 위치하고 있다. 독신자 숙소를 50여m 지나 3갈림길에서 좌로 90도로 돌아 내리막길을 50여m가서 좌로 돌면 과거에 창설된 007대대 이고, 우로 돌면 009대대이다. 나는 009대대를 창설하고 이어 대대장을 역임하였다. 이 두부대는 창설 시기만 다르지 그 규모나 임무형태는 같다. 이 두 부대 중 009 부대에서 내가 재직 중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정식으로 보고를 받은 사실은 아니고 어느 참모한테서 우리부대 모 준위가 BOQ(독신자 숙소)앞에서 차 먼지떨이로 먼지를 닦을 때 차 지붕에 지갑을 올려놓고 차를 닦고는 지붕위에 지갑을 올려놨다는 것을 깜박 잊고 그냥 출발을 하였고 출발한지 얼마 후 현장에 가봤으나 지갑은 없었다. 한다. 아마 어느 동료가 주어서 가져있겠지 근무 끝나면 주겠지 하고 하루 밤이 지나도 안 주기에 아마 친한 녀석이 장난치는가 보다 하고 태연하게 기다렸다가 이틀 후 이게 아니다 싶어 은행에 분실 신고를 하니 이미 구리시의 어느 안경집에서 시계를, 어느 매장에서 옷을 포함하여 토털 200여만 원어치를 구입한 후 이었다. 는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독신자 숙소가 영내에 있으니 지갑은 외부인원이 주워 갈리는 없다. 고 판단했다. 잃어버린 위치를 봐서 부대인원이 주웠다는 것이 확실했었다. 나는 이런 인원이 부대에 있다는 것이 실망스러웠다. 이는 파렴치범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이 범인을 잡기위해서 작전을 짜기로 했다. 이 인원이 부대요원임에는 틀림없는데 우리 부대요원이면 더욱 큰 문제라 생각했다. 원래 창설부대는 여러 부대에서 차출되어온 인원으로 창설되는데 통상 문제아를 많이 보내주기 마련이다. 물론 그 중에는 내가 창설부대에 가서 열심히 하여 인정받기 위해서 온 사람들도 있고 어디가나 문제되는 학연 지연 등이 여기서도 나타난다. 나하고 같이 근무했던 몇몇이도 내가 창설준비 위원장을 하고, 이어서 대대장으로 연결되는 것을 알고 스스로 찾아와 면담을 하고 온 사람도 있었다. 어떤 이는 현재 부대에서 주변 인적 구성의 상황을 보니 아무래도 불리할 것 같아 이 기회에 나도 창설 부대에 가서 나에게 맞는 분야에서 고생 좀하고 인정받을 기회를 잡아보자고 오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그야말로 지휘관이나 여러 동료로부터 소위 말하는 찍히거나 따돌림 받는 사람도 더러 있다.

 

어느 날 후배 대대장한테서 온 전화 “형님 나는 형님이 부탁하시기에 좀 괜찮은 사람 보내드리려고 했는데 우리 참모요원이 명단을 만들어 와서 이런 사람들을 보냈으면 하고 보고한 요원들을 어쩔 수없이 보냈습니다. 그 인원 중에 누구는 어떻고 누구는 어떠하니 형님께서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싶어서” 하는 전화도 받았으니 오죽했겠는가! 나는 그런 사정을 잘 아는 지라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정신 개조에 이용하려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인사과장을 불러 나의 계획을 이야기하고 지금 바로 당사자와 같이 시계점을 찾아가서 나의 계획을 이야기하고 오너라. 하고 지시했다. 그 계획이란 {부대 울타리 안의 모든 인원을 시계점으로 간다. 단, 하루에 2개 팀을 구성하는데 오전에 10여명, 오후에 10여 명씩 모두 사복을 하여 그 매장의 여사원 앞으로 얼굴이 잘 보이게 하기위해 2~3명씩 그룹으로 시계를 흥정하는데 매장 아가씨가 “이시계가 좋습니다.” 하면 나온다.} 는 현장에서의 시나리오다.

 

그러면 이런 사실을 인접 부대에도 협조를 구해야했다. 물론 인접 부대장도 허락해 주었고 우리 부대인원부터 갔다 오기로 했다. 그리고는 이런 사실을 매일매일 부대 내에 퍼뜨리기로 했다. 사실은 그 매장에서도 봐도 누군지 알기 어려울 거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매장 아가씨가 얼굴을 보면 안다고 소문을 퍼트리게 했다. 범인은 부대 내에 이는 것은 틀림없고, 휴가일정도 고려하여 계속하여 인원을 시계점을 다녀오게 했다. 그러던 며칠 후 여자 목소리로 본인에게 만나 달라는 전화가 와서 현장에 나가보니 나오지 않았더라는 것이다. 나는 이날 만약을 대비하여 서너 명을 사복하여 주변에 배치해 놓았었다. 매일 범위를 좁혀가니 나의 예상대로 범인은 안절부절인 것 같았다. 한 이틀 후 또 여자가 구리시의 모 장소(다방)와 시간에 만나자는 약속을 해 왔다. 나는 본인을 혼자 나가게 하고 우리 요원 몇 명을 사전에 그 다방에 들어가 있게 하였다. 다방에서 만난 여자는 나이가 좀 들은 여자였는데 그들이 자리에 앉아 차를 시키고 주문된 차가 나왔을 때 기 배치된 우리 요원들이 합석하여 누군지를 밝혀냈고 그 이튿날 그를 불러 모든 정황에 대해서 자백을 받고 상급부대에 이 사실을 보고하여 다른 곳으로 전출을 시켜버린 사건이다. 이번 사고로 말미암아 그 부대에서 일어난 기억들이 되살아나 이렇게 회상해본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참! 그 여자는 범인의 누나였다.

 

우리는 지식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이 작용한다. 그래서 사교육비도 많이 지출되는 실정이다. 지식을 측정하는 단위로 학벌과 출신 학교 그리고 성적을 본다. 본인은 지식은 지식일 뿐 결코 생활과 직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알고 있는 지식을 생활에 응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즉 지혜가 있어야한다. 지혜를 지혜롭게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것이 책에 있는 대로 행해지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책에 있으면 있는 대로가 아니고 왜? 책에 있어야하는지 왜? 책대로 해야 되는지를 알아야한다. 그리고 책대로 안 되는 경우도 있고, 과정에 따라 완전히 엉뚱한 결과도 나타나지 않는가! 우리 생활에는 사실에 즉응하여 스스로가 터득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운전을 할 때 초기에 배울 때는 코스가 있지만 그 코스 꺾는 요령이 꼭 책대로 되는 것인가? 그것을 기준하여 본인이 감을 잡아야지.

 

항공기 사고조사를 하다 보면 초기에 얼토당토않은 원인으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1986.1.28 발사 후 1분 13초 만에 연료 부스타 부위 연결부의 O링 결함으로 폭발한 미국의 첼린저호에는 젊은 여교사를 포함한 7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는데......

이 부품은 1985년 4월부터 꾸준히 문제가 되어왔던 것이었고 발사 직전에도 연기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이 링은 설계상 화씨 65도 이상에서 제자리를 찾아가는데 당일 온도는 40도였었고 더구나 이 링은 60도 이하에서 실험한 실적이 없었는데도 대통령의 체면을 세우려고 발사를 강행했다니 어처구니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인간은 지식보다는 지혜가 더 중요하다. 슬기로운 지혜 말이다.

 

2010.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