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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가여운 나

by 최재곤(집시) 2011. 9. 26.

차암 조 오은 날씨입니다.

그렇지요?

끝이 없는 하늘이지만 누구 말마따나 더 없이 높은 것 같네요.

밖에 나서면 따갑고 그늘이면 시원하고

마음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씨네요.

 

그래도 하는 일이

또 할 일이 있는 반면에

형편이 허락하지 않아 망설여지고 선뜻 나서지도 못하지요.

 

괜히 돌아보면 내가 왜 이렇게 살아왔나 하고 후회도 하고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이제부터 즐기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지

하지만 어디까지나 꿈으로 끝나지요.

 

이럴 때 옆에 누가 같이 떠나줄 사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면에서 서로 존중하고 따르면서 말입니다.

나락 들판에 자유분방한 고추잠자리도 보고

바람결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는 이때 더욱 돋보이는데

 

강에는 살살 부는 갈바람에 일렁이는 물결 저 건너 산

그 숲속에 들어가 갖가지 작은 들꽃도 보고

밤나무 밑에 밤도 줍고 또 도토리도 줍고

 

신비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야생 버섯도 보고

바위에 걸터앉아 옛날이야기도 하고

계곡물에 발 담그고 손끝으로 물도 튕기고

 

바람결에 꽃잎 입맞춤 하듯 연인과의 입맞춤도 좋으련만

나 오늘 하루 종일 방에서 나뒹굽니다.

이럴 때면 더욱 가여워지는 나 입니다.

 

2011. 9 26 집시(최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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