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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동해에서

by 최재곤(집시) 2014. 10. 21.

어젠 하늘이 화가 났는지 바람이 거세게 불어치더니

오늘은 맑은 하늘에 반달이 보이고

동해의 야산 봉우리에도 가을이 물든다.

 

지난 75년 설립된 분교

20년 동안 180명의 학생을 배출하고

이젠 폐교로 운동장엔 잡풀이 무성하다.

 

운동장 가장자리엔 비스듬한 고목들이

찾는 이에게 지난 추억을 더듬게 한다.

 

잡풀 사이엔 이름 모를 가을꽃들이

밤새 내린 서리로 고개를 숙였다.

더 삶을 애원하는 듯하다.

 

마을 어귀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렸는데

폐교는 슬슬하기만 하다.

 

조용한 운동장에 헬기 엔진소리 요란하다.

동해연안 하늘을 난다.

 

아직 청춘인 내 머리에도 어느덧 서리가 내린다.

 

10.17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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