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여행중인 딸한테 보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딸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넌 유달리 걷기나 뛰기를 좋아했지, 지금 리아가 너희 어릴 때 같구나!
학창시절에도 자신에 관련해선 늘 스스로 해결했었어.
아직 사회생활의 초년이지만 졸업하고도
이 거친 사회에서 대한항공에서 HCN, 성동구청, 그리고 현재…….
누가 봐도 상상하기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았나 생각된다.
최근에 결혼 발표 후, 가끔 아빠 눈엔 눈물이 고이더라.
우리 대견한 딸
지금도 네 방으로 눈이 가는구나.
아마도 이 눈물은 잘 자라준 우리 딸이 이제 어른이 되는 대견스러운 감격의 눈물 일게다.
오늘 날 기반을 스스로 갖출 때까지 그저 곁에서 보고만 있었던 아빠
아빠로서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바르게 자라준데 대하여 너무 감사해
딸아 네 삶은 이제부터다.
지금까진 네 맘 내키는 대로 거의 모든 의사 결정이 가능했어.
그러나 이젠 아니야
이젠 네 곁에 항상 민병선이란 친구가 있어
넌 이 친구와 모든 걸 터 놓아야해 모든 걸 말이다.
모든 걸…….
이 친구의 보호를 받으려 말고 네가 이 친구를 보호해야해
다시 말하지만 이 친구의 보호는 너에게 있어 제일 큰 과제야
어느 누가 내 맘같이 보호해줄 사람 없어
결국 그게 네가 보호받는 길이니까.
병선이 친구는 항상 맑고 바르게 자라온 너에게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어디서 어떻게 하다 그런 친구를 주웠는지 넌 눈도 참 좋은가봐
물론 살아봐야 알겠지만 풍기는 걸로 봐서는 너희 둘 딱이야 딱…….
앞으론 어른들에게 잘하고
단돈 일원도 제물로 알고
아직 서툴지만 주방에서도 일류 요리사가 되어야지
넌 모든 걸 슬기롭게 잘 대응할거야 아빠가 확신해
삶이 후회되지 않을까를 잘 생각하며
후회 없는 삶이되길
물론 모든 삶이 착각의 연속일 수 있다는 걸 명심하고
이제 먼 훗날 엄마 아빠 나이쯤 되면 부모마음 조금이라도 이해할 거야
아빠도 이제부터라도 엄마랑 알콩달콩 너희들 보라는 식으로 살고 싶구나.
안전하게 잘 지내고와
고맙다.
병선이도 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