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매우 더울 것 같다.
지난 해 1월 31일 화성에 왔을 때 저수지의 물이 얼어
한 동안 헬기로 담수할 수 없었다.
따라서 관련 직원과 상의하기를 만약에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진화대원을 저수지에 투입시켜 얼음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기로 대책을 세운 적이 있다.
금년은 어디를 가나 저수지에 얼음이 다 녹고 없다.
지난해보다 많이 따뜻하다.
벌써 언덕배기엔 새싹이 솟아난다.
벌써 봄이 문턱에 온 것 같다.
밭에 냉이 캐는 아낙도 보인다.
그래서 오늘은 엷은 옷으로 바꿔 입었다.
아침 5시 알람이 울린다.
얼른 세수하고 아침을 챙겨먹고 화성으로 향한다.
마눌이 어젯밤 피곤하다고 먼저 잤다.
마눌은 둘째가 시집가고난 후 둘째가 쓰던 방에서 잔다.
평소 같으면 같이 일어나는데 아직 자고 있다.
곤히 자는 사람 깰세라 조심조심 간단히 먹을거리를 챙겨먹는다.
저녁에 미리 봐 두었던 고구마 두알
세끼바나나 두개
물 한 컵을 식탁에 놓고 고구마를 까먹는다.
고구마도 아마 3~4일 전에 찐 것일 게다.
이틀간 집을 비웠으니 말이다.
혼자 야금야금 먹는데 배시시 일어난다.
“밥 주까요?”
“아니 됐어”하고는 먹던 걸 먹고 있었다.
마눌이 일어나 밖으로 나온다.
미리 챙겨온 돈 20만원을 주며
“이거 가지고 학원 등록해”
“돈 없을 낀데”
다른 대답은 않고
“오늘 애들하고 식사하는 것도 내가 결재해야지?”
어제 딸들이 사준 초콜릿을 가방에 챙겨 넣고 출근한다.
이때가 6시 3분 전, 8시 30분경이면 화성시청에 도착한다.
그리고 통상 오후에 계도비행(화성시 상공 한바퀴) 한 시간 정도하고
나머지 시간은 출동태세로 대기하며 하루를 보낸다.
어제 오후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지난 달 결혼한 둘째다.(나는 딸만 둘 있는 딸딸이 아빠다)
"아빠 우리 집 구경 와야지"
"응 언제 갈까? 근데 이제 시간이 없어"
"내일 토요일 어때?"
"내일? 그러면 화성에서 6시에 사당역 가는 버스가 있는데
그게 한 시간 그리고 2호선타고 네 집 까지 30분,
7시 반경이면 도착 가능해 집에서 준비하니?”
“어차피 집에서 준비하면 반찬은 엄마표니까 밖에서 먹고 집에서 차나 한 잔하지 뭐”
나는 속으로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했다.
“'민'있니? 있으면 바꿔줘"
'민"은 사위다.
사위가 통화 내용을 엿듣고는 “아버님 제가 내일 사당역에 모시러갈게요.” 한다.
사는 게 재밌냐? 내일 보자는 등 간단한 통화로 끝냈다.
그래서 일단 오늘 둘째 집으로 집 구경을 가기로 했다.
둘째가 시집을 가고 둘만 남았는데
나마저 집을 비우면 마눌 혼자 좀 거시기할 것 같아
먼 거리지만 당분간 출퇴근을 하고 있다.
2014.2.15(토)일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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