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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나의 집

by 최재곤(집시) 2019. 3. 18.

나의 집(직장 근처 오피스텔)

 

집이라기보다 20층 빌딩 오피스텔 1418평에 전용면적 9평 기계식으로 찍어낸 방이다.

건물의 홀 안으로 들어서면 좌측에 호실별 우편함이

그리고 오른쪽엔 근무자의 테이블이 있고 좌·우측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실내장식은 초기에 한 상태 그대로라 벽과 천정은 탈색되어 꾀죄죄하다.

언제나 혼자라 따뜻한 온기나 삶의 활기를 느끼지 못한다.

가재도구란 낡은 침대, 오래되어 한없이 모터가 돌아가는 냉장고,

앉은뱅이책상 그리고 이것저것 같이 올려놓은 밥상, 아예 활용도 안하는 세탁기,

싱크대 주변엔 버렸어야 할 그릇과 프라이팬 혼자면서도 밥솥은 두 개 역시 낡은 것들이다.

 

그래도 남은 공간엔 혹시나 하고 온수메트를 깔아놓았다.

 

굳이 단란하게 살 사람도 없으니 꾸밀 필요를 못 느낀다.

저녁에 들어가 간단한 취사와 식사 그리고 핸드폰으로 게임 하다 잠이든다.

이튿날 아침 눈 뜨기 무섭게 간단한 취사 및 식사를 마치고 730분 전, 후 출근한다.

 

여자를 좋아하고 가끔 사귀어 보려고 했었지만,

아직도 그렇다 할 연애에 성공해보지 못했다.

여자를 만날 때마다 적극적으로 대시해보려 했지만,

성격도 성격이지만 느긋하게 끌고 갈 수가 없었다.

 

연애란 단순한 것이 아니다. 서로 탐색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한 번, 두 번, 여러 번 만나고 어느 정도 정 또는 호감을 느끼며

상대를 이해할 무렵부터 서로의 관계를 연애로 끌어갈 수 있다.

한편으론 내 생활방식이 그럴 시간적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 한 몫 했을지 모른다.

 

가끔은 내가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하나? 했었는데

이제 이런 생활을 마감할 시기가 점점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버려야 할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오히려 갖가지가 더 너저분하게 늘어만 간다.

 

오늘 아침(일요일) 식사는 완전 잡곡밥에 어제 뜯어온 소리쟁이 된장국, 맛있게 먹었다.

거기에 배추 쌈이 전부다. 온수는 미지근한 물이 나온다.

짜식들 이러고도 온수 물세 받겠지

 

그야말로 나의 집은 잠만 자는 곳이다.

내 닉 집시처럼 내 생활이 그럴듯하다.

아마 앞으로 주욱 집시 생활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아무 부담 없는 자유스러운 집시 말이다.

봄바람 살살 이는 즈음 훌훌 내키는 대로 바람 따라 흘러가고 싶다.

 

 

2019.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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