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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세월을 낚으려면(07.04.24)

by 최재곤(집시) 2011. 4. 1.

세월을 낚으려면

 

홍성에서 매일 출퇴근 하는 길 도중에 제방 길을 이용한다.

길이 없어서가 아니라 원 도로로 가면 5개의 과속방지턱이 있고

제방 길을 이용하면 3개의 과속방지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제방은 홍성에서 삽교를 거쳐 합덕을 지나 삽교호로 들어가는 상류다.

이 삽교천에 지난 겨울에는 많은 철새들이 머물다간 곳이기도 하다.

 

천 제방둑에 매일 출근하다 시피 하여

릴낚시 8대를 놓고 낚시를 하는 한 할아버지가 있다.

하루는 고기가 많이 잡히는지 궁금하여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그 할아버지에게 가서

정중히 인사하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었는데

 

할아버지 연세는 80이 넘었고

서울에서 중.고등학교 교장직에서 정년퇴직 하여

퇴직금을 일시불로 받아 아들 사업자금으로 주고

10여 년 전에 둘째 아들이 홍성의 직장에 있을 때

그 관사가 넓고, 공기도 좋고해서

낚시 좋아하시는 아버지

바다낚시도 즐기기 가까와서

내려오시라고 권하기에 내려왔단다.

 

할아버지 하시는 말에 의하면

처는 일찍 세상을 하직하고 후처 하나 얻어 서울에 놓고

아들 권유로 여기 왔는데

아들은 또 다른 곳으로 발령이나서 떠나고

여기가 좋아 혼자 아파트 하나 전세 얻어 살고 있는데

 

젊은 파출부 하나가 왔다갔다 했는데

어느 날 이 할아버지가 그만 눌러버렸단다. (ㅎㅎㅎ할아버지의 표현)

그 후 지금은 같이 살고 있는 여자.

 

그런데 서울에 있는 그 둘째 마눌 심정이 오죽했으랴

흥청망청 아파트 담보로 빚까지 내어 지랄하더니

최장암으로 되졌단다.(이 또한 할아버지의 표현)

 

이 할아버지 한 달에 생활비 200만원

술을 좋아해서 낚시를 하면서도 곁에 술을 사다놓고 있었다.

생활비 150만원은 아들이, 50만원은 또 어디서 나오는데가 있다고 한다.

 

여러분! 늙어서 한 달에 200만 원 정도는 있어야

젊은 여자 하나 눌러놓고 릴대로 세월이라도 낚을텐데...ㅋㅋㅋ

 

2007.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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