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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만남

by 최재곤(집시) 2011. 4. 19.

                                                   만   남

 

요즘 이곳저곳 벚꽃축제들 하느라 야단들이다.

 

어제는 안산의 일대를 비행하는데 곳곳에 진달래가 만개하였고

벚꽃은 이제 봉오리가 터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한밤에 약간의 비가 오더니 이내 그치고 말았다.

이튿날 아침부터 하늘은 찌뿌루뚱하더니 오후 2시를 넘어서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주섬주섬 집에 갈 채비를 한다.

 

그동안 읽은 몇 권의 책과 철지난 두꺼운 옷을 가방에 넣고 나가면서 어딘가에 전화를 건다.

마침 시간이 있단다. 벌써부터 내 마음은 들떠있다.

나는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어떤 여자를 만나러간다.

그녀는 인터넷을 통하여 한 번의 채팅과 두어 번의 쪽지를 주고받았고

또 두어 장의 사진을 통하여 보긴 했다.

 

이상은 그리 중요하지 많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이다.

끝없는 우주, 좁게는 지구,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만날 사람과 나라는 사람,

이런 만남을 어떤 이들은 운명이 아니면 결코 만날 수 없는 확률이라고 한다.

나는 이런 만남을 “우연”이라는 표현을 즐겨하는 편이다.

 

나는 지금 그런 우연의 만남을 위해 들뜬 마음으로

이곳 안산의 출장지를 벗어나 그녀가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목적지를 다섯 정거장 쯤 남겨놓고

나는 그녀에게 나의 인상착의에 대해서 메시지를 보냈다.

 

목적지에 내려 그녀가 말한 장소에서 잠시 기다리는데

그녀가 말해준 흰색의 차가 내 앞에 서더니 차창이 스르르 내려가며

그녀가 얼굴을 빼꼼이 내밀며 인사를 한다.

 

나는 바로 승차하였고 이내 차는 돌고 돌아 어느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시켜놓고

서로의 이야기가 오고갔다.

그야말로 서로의 신상명세를 주고받은 셈이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는 중에 어느새 우리는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 속에 든 이야기 까지 털어놓았다.

밤 10시경 나는 앞으로 좋은 만남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그녀와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다.

 

만남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여자와 남자의 만남이 있고. 기타 친구나 회사 동료와의 만남 등이 있다.

이런 만남에는 타산적 만남과 순수한 만남으로 볼 수 있는데

후자는 절친한 친구와의 만남 이외의 통털은 타산적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만남이든 우리는 만남을 통하여 흐트러진 자신을 다시 추스르기도 하고

상대방의 삶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해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좋은 점 받아들이고 나쁜 점은 버리고

그러는 과정에서 삶의 질을 보다 나은 쪽으로 선택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사람을 잘 만나야한다.’는 극히 평범하면서도 뼈대 있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백팔십도 달라질 수도 있다.

 

 

여기서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좋고 나쁘다는 것은 개인의 기준마다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좋은 사람이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주고 장점인 능력을 찾아주는 사람,

물질적인 것 보다 뭔가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

같이 웃어주고 같이 슬퍼해주고,

따뜻한 말로 도닥거려주기도 하고 잘못하면 나무라주기도 하고,

잘못 가는 길 안내해주기도하고,

끝내 악연이 되지 않고 좋은 인연되는 그런 만남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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