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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변덕이 죽 끓듯 하다.

by 최재곤(집시) 2021. 3. 3.

변덕이 죽 끓듯 하다.

 

오랜만에 팥죽을 끓이려고 삶은 팥을 믹스기에 돌리고 앙금을 낸걸.

냄비에 끓이는데

나에게 나무 주걱을 주면서 잘 저으라고 한다.

이제 시작이라 바닥에 눌을 정도가 아니니까 젓지 않고 잠시 기다렸다.

 

“아니 저어야지”

“아직 끓어오르지도 않는데”

“아이참 아래들 잘 돌려 단도리를 잘해야지”

“뭔 아래를 ...?”

“죽이든 뭐든 간에 아래를 단도리 잘해야 한다고 어서 돌려요. 그러다 타겠다.”

“아니 아직 열도 안 받았는데 뭘 돌리긴 돌려? 서서히 무르익기 시작하머 돌리지”

 

그리고는 젖기 시작하여 한참 돌리는데 뽀글뽀글 끓어오른다.

이어 흰 가루를 넣으면서 계속 젓는다.

또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이번엔 새알을 넣으면서 계속 돌리는데 이젠 푹푹 끓으면서 튀어 오른다.

끓기의 절정에 이르렀는지 뜨거운 방울이 내 팔에 들러붙는다.

 

이때 젖던 팔을 확 빼며

“앗 뜨거”

“응 그걸 보고 변덕이 죽끓듯한다는 말이 나온 거래 히히”

그리고 윗말을 검색했더니 맞는 말이다.

죽을 끓일 때 이리저리 튀는, 즉 말이나 행동을 이랬다저랬다 하는 걸 말한다.

 

화력이 좋고 너무 잘 돌리다 보니 강하게 멀리 튀는 것일까? ㅎㅎ

 

2021.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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