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이 죽 끓듯 하다.
오랜만에 팥죽을 끓이려고 삶은 팥을 믹스기에 돌리고 앙금을 낸걸.
냄비에 끓이는데
나에게 나무 주걱을 주면서 잘 저으라고 한다.
이제 시작이라 바닥에 눌을 정도가 아니니까 젓지 않고 잠시 기다렸다.
“아니 저어야지”
“아직 끓어오르지도 않는데”
“아이참 아래들 잘 돌려 단도리를 잘해야지”
“뭔 아래를 ...?”
“죽이든 뭐든 간에 아래를 단도리 잘해야 한다고 어서 돌려요. 그러다 타겠다.”
“아니 아직 열도 안 받았는데 뭘 돌리긴 돌려? 서서히 무르익기 시작하머 돌리지”
그리고는 젖기 시작하여 한참 돌리는데 뽀글뽀글 끓어오른다.
이어 흰 가루를 넣으면서 계속 젓는다.
또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이번엔 새알을 넣으면서 계속 돌리는데 이젠 푹푹 끓으면서 튀어 오른다.
끓기의 절정에 이르렀는지 뜨거운 방울이 내 팔에 들러붙는다.
이때 젖던 팔을 확 빼며
“앗 뜨거”
“응 그걸 보고 변덕이 죽끓듯한다는 말이 나온 거래 히히”
그리고 윗말을 검색했더니 맞는 말이다.
죽을 끓일 때 이리저리 튀는, 즉 말이나 행동을 이랬다저랬다 하는 걸 말한다.
화력이 좋고 너무 잘 돌리다 보니 강하게 멀리 튀는 것일까? ㅎㅎ
2021.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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