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설거지
오늘 아침 07:00경 설거지를 끝내고 차 한 잔 끓여 식탁에 놓고
노트북을 가져와 커피 곁에 놓고 의자에 앉았다.
조용히 출입문이 열리고 그녀가 나간다.
며칠 전 예약해놓은 원정 미장원에 갈 참이다.
원정이라 해야 청주다.
청주로 다닌 지는 꾀 오래전부터이다.
청주에는 처제가 살고 있다.
언젠가 청주 동생한테 갔다가 머리 같이 한번 했는데 그게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 후로 거의 매달 그곳으로 가서 머리를 하곤 한다.
지난해 중반부터는 서울에 사는 언니하고 같이 다닌다.
“왜 서울에 단골 만들지 멀리까지?”
“서울에서 하는 거나 청주에 가서 하는 거나 금액으로 보면 그게 그거니까
오가며 여행 기분도 내고 콧바람 쐬는 겸 가는 거지 뭐” 할 말 없다.
청주 롯데백화점 내의 머리방이었는데
최근에 자기 단골 미용사가 바로 곁에 독립하여 가게를 냈다고 한다.
거기 가면 주변의 콩나물국밥집과 황태구이, 꼬다리찜 등
저렴하고 입맛에 맞는 식당을 거쳐 온다.
그래서 아침은 아예 거르고 출발, 거기 도착하여 먹고 끝나면 묵고 온다.
일전에 전용기사 노릇하며 같이 갔었는데 괜찮은 것 같았다.
오늘도 언니랑 같이 가고 나 홀로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지난해 6월부로 군 생활부터 사회생활까지 47여 년의 긴 직업을 마무리하고
집에서 같이 외손녀 둘을 돌보며 지내는데
내가 집에서 같이 있는 한 설거지는 내 몫이 되었다.
일상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매일 반복되는 일 중의 하나인 설거지.
그런데도 설거지 매뉴얼은 없다.
하다못해 제일 쉬운 된장국, 계란국 끓이는 방법도 있는데 말이다.
우리 집 싱크대의 개수대에는 개수대에 들어가는 적당한 규격의 대야가 있고
개수대 중앙 벽 방향에 세제와 행주가 담긴 망이 걸려있다.
- 먼저 씻어야 할 빈 그릇이나 수저 냄비 등을 개수대에 모은다.
- 이들을 뜨거운 물로 샤워 헹굼을 깨끗하게 한다.(찌꺼기 완전 제거)
- 부드러운 행주에 세제를 적당량 묻힌다.
- 행주로 대야의 안팎을 문지르고 개수대의 빈 곳까지 고루 문지른다.(중요)
- 샤워 된 그릇들을 문질러 대야에 담는다.
- 이때 대야의 공간 활용을 위해 그릇의 종류에 따라 우선순위를 고려한다.
- 중간에 걸거적 거리는 집게나 국자 가위 수저 등을 먼저 문지를 때도 있다.
주의) 날카롭고 길이가 있는 용품은 밥솥 내부 코팅에 손상을 줄 수 있다.
- 그릇들을 문지를 때는 굴곡을 스칠 때 손가락 끝의 감각을 잘 활용해야 한다.
즉 감으로 고루고루 문질러 줘야 한다.
또한, 스테인리스스틸류의 냄비 등은 세제 행주로 문질러준 다음에
거친 행주로 다시 문질러주어야 말랐을 때 얼룩이 없다.
이는 매번 해주지 않으면 아주 지저분해 보이고
나중에 한꺼번에 제거하기는 힘들게 된다.
이때도 손잡이와 결합부 주변의 틈바구니를 고려해야 한다.
- 대야에 쌓인 문질러진 그릇에 역시 뜨거운 물로 샤워시키며 헹구는데
세제가 잘 빠졌는지 감으로 느끼면서 하되 이때 물의 양을 적절히 조절해야
주변에 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그리고 마무리를 하는데 싱크대 주변을 다 닦아 주어야 하고
특히 틈 사이사이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쯤이면? 집에서 노니 출장 설거지해도 안 될까?
- 추가로 싱크대 배수구, 렌지후드, 냉장고 내외부, 에어컨 청소도 하고....
곧 여름이 오는데 이런 기기의 효율을 높힐 겸 말이다.
이것들은 적어도 년 1회는 해줘야하는데...
그러면 일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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