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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밥상머리 이야기(출장 설거지)

by 최재곤(집시) 2020. 4. 27.

                                               출장 설거지

 

오늘 아침 07:00경 설거지를 끝내고 차 한 잔 끓여 식탁에 놓고

노트북을 가져와 커피 곁에 놓고 의자에 앉았다.

 

조용히 출입문이 열리고 그녀가 나간다.

며칠 전 예약해놓은 원정 미장원에 갈 참이다.

원정이라 해야 청주다.

청주로 다닌 지는 꾀 오래전부터이다.

 

청주에는 처제가 살고 있다.

언젠가 청주 동생한테 갔다가 머리 같이 한번 했는데 그게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 후로 거의 매달 그곳으로 가서 머리를 하곤 한다.

지난해 중반부터는 서울에 사는 언니하고 같이 다닌다.

왜 서울에 단골 만들지 멀리까지?”

서울에서 하는 거나 청주에 가서 하는 거나 금액으로 보면 그게 그거니까

오가며 여행 기분도 내고 콧바람 쐬는 겸 가는 거지 뭐할 말 없다.

 

청주 롯데백화점 내의 머리방이었는데

최근에 자기 단골 미용사가 바로 곁에 독립하여 가게를 냈다고 한다.

거기 가면 주변의 콩나물국밥집과 황태구이, 꼬다리찜 등

저렴하고 입맛에 맞는 식당을 거쳐 온다.

그래서 아침은 아예 거르고 출발, 거기 도착하여 먹고 끝나면 묵고 온다.

일전에 전용기사 노릇하며 같이 갔었는데 괜찮은 것 같았다.

오늘도 언니랑 같이 가고 나 홀로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지난해 6월부로 군 생활부터 사회생활까지 47여 년의 긴 직업을 마무리하고

집에서 같이 외손녀 둘을 돌보며 지내는데

내가 집에서 같이 있는 한 설거지는 내 몫이 되었다.

 

일상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매일 반복되는 일 중의 하나인 설거지.

그런데도 설거지 매뉴얼은 없다.

하다못해 제일 쉬운 된장국, 계란국 끓이는 방법도 있는데 말이다.

 

우리 집 싱크대의 개수대에는 개수대에 들어가는 적당한 규격의 대야가 있고

개수대 중앙 벽 방향에 세제와 행주가 담긴 망이 걸려있다.

 

- 먼저 씻어야 할 빈 그릇이나 수저 냄비 등을 개수대에 모은다.

- 이들을 뜨거운 물로 샤워 헹굼을 깨끗하게 한다.(찌꺼기 완전 제거)

- 부드러운 행주에 세제를 적당량 묻힌다.

- 행주로 대야의 안팎을 문지르고 개수대의 빈 곳까지 고루 문지른다.(중요)

- 샤워 된 그릇들을 문질러 대야에 담는다.

- 이때 대야의 공간 활용을 위해 그릇의 종류에 따라 우선순위를 고려한다.

- 중간에 걸거적 거리는 집게나 국자 가위 수저 등을 먼저 문지를 때도 있다.

주의) 날카롭고 길이가 있는 용품은 밥솥 내부 코팅에 손상을 줄 수 있다.

- 그릇들을 문지를 때는 굴곡을 스칠 때 손가락 끝의 감각을 잘 활용해야 한다.

즉 감으로 고루고루 문질러 줘야 한다.

또한, 스테인리스스틸류의 냄비 등은 세제 행주로 문질러준 다음에

거친 행주로 다시 문질러주어야 말랐을 때 얼룩이 없다.

이는 매번 해주지 않으면 아주 지저분해 보이고

나중에 한꺼번에 제거하기는 힘들게 된다.

이때도 손잡이와 결합부 주변의 틈바구니를 고려해야 한다.

- 대야에 쌓인 문질러진 그릇에 역시 뜨거운 물로 샤워시키며 헹구는데

세제가 잘 빠졌는지 감으로 느끼면서 하되 이때 물의 양을 적절히 조절해야

주변에 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그리고 마무리를 하는데 싱크대 주변을 다 닦아 주어야 하고

특히 틈 사이사이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쯤이면? 집에서 노니 출장 설거지해도 안 될까?

- 추가로 싱크대 배수구, 렌지후드, 냉장고 내외부, 에어컨 청소도 하고....

곧 여름이 오는데 이런 기기의 효율을 높힐 겸 말이다.

이것들은 적어도 년 1회는 해줘야하는데...

그러면 일당은?